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문 밖을 봤는데, 햇살이 참 부드럽게 내려앉아 있더라고요.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공기도 한층 맑아진 느낌이었어요. 갑자기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면서 ‘오늘은 꼭 밖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평소엔 바쁘다는 핑계로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곤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달랐어요. 그저 방 안에만 있기에 너무 아까운 날이었거든요.
옷을 대충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는데,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서 얼굴을 부드럽게 스쳐 가더라고요. 왠지 기분이 더 좋아졌어요. 길가에 있는 나무들도 오늘따라 더 푸르게 보였고요. 하늘은 눈부실 만큼 파랗고, 구름은 마치 솜사탕처럼 가볍게 흩어져 있었어요. 이런 날엔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죠. 거리에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조용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도 좋았어요.
얼마나 걸었을까요? 발길이 자연스럽게 공원 쪽으로 향하더라고요. 공원 입구에 들어서니 새들이 짹짹거리며 나를 반기는 듯했어요. 벤치에 앉아 잠깐 쉬면서, 그동안 쌓였던 생각들이 하나둘 정리되는 걸 느꼈어요. 마음이 복잡할 때는 이렇게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좋은 해답이구나 싶었죠. 한참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흘렀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저쪽에선 누군가 자전거를 타며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었고, 저 멀리선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모습도 보였어요. 다들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날을 만끽하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니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오늘 같은 날은 별다른 이유 없이도 그냥 즐겁잖아요?
공원 한쪽에 작은 연못이 있는데, 거기에 잠시 서서 물 위에 비친 하늘을 바라봤어요. 바람이 불 때마다 물결이 일렁여서 하늘이 흔들리듯 보였는데, 그 모습이 참 예뻤어요. 물가에 앉아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어요.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주 작은 것들도 다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평소에 이런 풍경을 자주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쁘게 살다 보면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었는데, 오늘만큼은 그 모든 게 다르게 보였어요.
잠시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저도 모르게 깊은 숨을 내쉬고 있더라고요. 평소엔 숨조차 얕게 쉬며 살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자연 속에 있으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다시 한번 느꼈죠. 정말 이런 날이 주는 평화로움을.
어느덧 해가 점점 기울어가기 시작했어요. 공원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더라고요. 저도 천천히 일어나서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어요. 오늘 하루는 정말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